반짇고리에는 실 , 실패, 바늘, 바늘집, 자, 가위, 골무, 누비봉, 인두 등이 보관된다. 과거에는 여성들이 자신의 의복뿐만 아니라 가족의 옷을 손수 만들어 입었기 때문에 항상 여성의 방에는 반짇고리는 필수적인 물품이었다. 바느질은 여성이 출가를 하기 전에 어머니로부터 습득하는 가정교육의 한 과정이기도 하였다.
실패는 실이 엉키지 않도록 감아두는 물건이다 . 무늬가 없는 나무 조각을 이용하거나 자개나 화각(畵角)을 이용해 화려하게 장식하기도 했다. 형태는 장방형이나 변형된 장방형, 원기둥형, 십자형 등으로 다양하다. 꽃·학·구름·葉錢·회문(回紋) 등을 비롯하여 기하학적인 복합문양까지 여러 종류의 문양을 음각해 장식하는 방식도 있다. 이 실패는 장방형의 나무에 기하문을 음각(陰刻)한 것으로 양쪽 끝을 각각 아홉 칸으로 나누고 화문(花紋)과 회문(回紋)을 번갈아 배치하였다. 또한 몸통 중앙에서 소유자의 姓과 이름(名) 등이 낙서되어 있다.
이 실패는 장방형의 나무에 화문 (花紋)을 음각(陰刻)한 것이다. 실패의 가장자리에는 회문(回紋)이 둘러져 있고 그 안에 두 개의 꽃이 평면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여기에 도안된 꽃은 배꽃(梨花)로 보이는데, 이 배꽃으로 보아 시대적으로 조선시대 말경의 도안으로 파악된다. 단순하면서도 回紋과 두 花紋이 조화를 이루는 멋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