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명기는 소형의 사발·접시·합·병·항아리·대야·남녀종·주인말 등이 주로 만들어지는데 어린이들의 장난감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 이 명기는 단순하게 빚은 인물형명기인데, 머리, 눈과 입은 철화로 표현되었고, 머리는 일부 깨져 태토가 드러나 있다. 묘지석과 함께 묻은 이 명기는 하인을 나타낸 것으로 보이며 조선시대 사람들의 사후 세계에 대한 소박한 인식을 나타내 주고 있다.

작은 명기 항아리로 견부 두 곳에 철화로 화문 (花文)이 나타나고 있다. 명기란 신명(神明)의 기(器)라는 뜻으로 죽은 후의 세계에서 사용할 생활용구를 사자(死者)와 함께 분묘에 넣어 매장하는 것으로, 무덤 속에 넣기 때문에 주로 도자기로 구워 만들었다. 대체로 20여점이 한 세트를 이루었는데, 이중 일부였을 것으로 보이는 이 명기 항아리는 원래 뚜껑이 있었던 것이었으나 탈락되고 없다. 분원 관요에서는 국가에서 필요한 자기 이외의 제작이 금지되었지만, 실제로 사대부나 사옹원 고위 관리들의 부탁으로 사사로이 번조할 기회가 있어, 묘지나 명기처럼 제작 후 다른 사람 눈에 띄기 어려운 것들이 종종 만들어졌다.

잡물이 섞여 있는 거친 태토로 빚은 말 모양 위에 회백색 백자유가 전면 시유된 명기 기형이다 . 말의 모양은 틀로 찍은 것이 아니라 손으로 빚은 것처럼 보이고, 눈, 코, 입 그리고 꼬리가 철화로 칠해졌다. 이 마형명기는 명기 세트의 일부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회백색 유태와 철화 기법의 사용으로 보아 17세기 정도에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명기는 죽은 자가 생전에 사용한 기구 인물 동물 등을 모조한 것들인데, 고대의 풍습인 순장(殉葬) 대신 부장한다는 뜻도 있어 이것을 묻으면 죽은 이의 영혼이 위로를 받는다고 믿었다.

틀로 찍지 않고 손으로 빚은 것으로 보이는 , 말 위에 인물이 앉아 있는 명기이다. 미세한 잡물이 섞인 태토에 전면 백자유가 두껍게 시유되었다. 말의 눈, 코와 입, 그리고 인물의 눈과 입이 뾰족한 도구로 눌러서 표현되었고, 인물의 목은 떨어졌다가 다시 붙인 흔적이 남아 있다. 묘지석과 함께 묵힌 명기는 대체로 20여점이 한 세트를 이루었는데, 이와 같은 기마인물형명기는 소형의 대접, 접시, 항아리, 병을 비롯하여 다른 인물이나 말 모양의 명기와 함께 부장되었을 것으로 보인다.